잔잔한 감동

퇴계(退溪) 와 두향(杜香)에게 얽힌 이야기

晩松 2011. 1. 14. 14:57

퇴계(退溪) 와 두향(杜香) 에게 얽힌 이야기 


獨倚山窓夜色寒 (독의산창야색한)........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초월상정단단)........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 (불수경환미풍지)........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
自有淸香滿院間 (자유청향만원간).........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 네


퇴계(退溪) (1501~1570) 이름은 황(滉) 자는 경호(景浩)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에서 태어났다.
출생에서 33세 때까지는 유교경전을 연구하고 34세에 급제하여
단양군수를 지낸 후 부제학 공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역임했고
말년에는 안동에 은거 했다.
그는 매화(梅花)를 끔직히도 사랑해서 매화를 노래한 시가 1백수가 넘는다.
매화를 사랑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단양군수 시절에 만났던 관기(官妓) 두향(杜香) 때문이었다.
단양군수로 부임 당시 48세 때였고 두향의 나이는 18세였다.
두향은 첫눈에 퇴계 선생에게 반했지만 처신이 분명한 퇴계선생인 지라
한동안 두향의 애간장을 녹였었다.
그러나 당시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었던 퇴계 선생은 그 빈 가슴에
한 떨기 설중매(雪中梅) 같았던 두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두향은 시(詩)와 서(書)와 가야금에 능했고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은 퇴계 선생이 경상도 풍기 군수로 옮겨가야 했기 때문에
겨우 9개월 만에 끝나게 되었다.
두향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변고였다.
퇴계선생은 .『내일이면 떠난다.
기약이 없으니 두려움 뿐이다.』라고 하셨다.
두향이는 말없이 붓을 들어 시 한 수를 썼다.
「이별이 하도 서러워 잔 들고 슬피 울 때 어느 듯 술 다 하고
님 마져 가는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그러나 둘은 퇴계선생이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1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퇴계 선생이 단양을 떠날때 그의 짐 속엔 두향이가 준수석 2개와
매화 화분 하나가 있었다.
이때부터 퇴계 선생은 평생을 이 매화를 가까이 두고 사랑을 쏟았다.
이것이 매화를 아끼고 좋아하는 연유가 되었다
퇴계 선생을 떠나보낸 뒤 두향은 간곡한 청으로 관기에서 빠져나와
퇴계 선생과 자주 갔었던 남한강가에 움막을 치고 평생 선생을 그리며 살다가
단양으로 돌아온 뒤 결국 남한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두향의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지극히 절박하고 준엄한 사랑이었다
퇴계선생도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 한 마디는 『매화에 물을 주어라.』였고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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